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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2017베스트셀러로 본 시대상, 상처입은 자존감의 회복
2017베스트셀러로 본 상처입은 자존감
교보문고와 예스24가 판매량을 집계해 ‘2017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를 발표했습니다. 자료를 보면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세 권 모두 지난해 출간됐으나 올해 들어서 큰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켰습니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행동의 온도가 몇도인가를 물으면서 아름답고 생산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도 형식은 소설이지만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하여 내면의 상처를 처유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윤흥균의‘자존감 수업’은 말로 인하여 받은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것은 결국 자존감임을 지적하고 자존감의 회복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엠에프 극복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빈부의 격차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을 옛날의 전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취약한 환경에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사람들 즉, 계약직/비정규직, 감정노동자, 동료의 사직을 바라보는 직장인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몸부림이라는 데 생각이 닿으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존감을 지키고 회복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에 뜨거운 격려를 보냅니다.
자신감 vs 자존감(Confidence vs self-esteem)?
자신감과 자존감은 비슷해 보이지만 뿌리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자존심은 상대의 평가를 통해 자기만족을 꾀하는 의존적인 마음입니다.
자존감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굳건하게 지켜지는 독립적인 마음입니다.
자존심은 다른 이의 시선에 영향을 받지만, 자존감은 자기 스스로를 제대로 사랑할 줄 알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자존심이 높은 사람은 '내가 제일 예뻐' '내가 제일 공부 잘해' 라고 남과 비교하여 말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나는 공부는 못하지만 친화력이 좋아'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매력은 있어' 라고 분리해서 말합니다.
자존심은 부러지면 회복이 불가한 '창'입니다. 자존감은 유연하고 부러지지 않는 '대나무'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마음은 ‘밑 빠진 독’과 같습니다. 마음이 비어 있기에 외부 자극이나 타인의 반응에 쉽게 흔들리고 늘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럴수록 외부에서 무언가를 찾아 그 구멍을 메꾸려 합니다. 사랑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칭찬이나 인정, 끊임없는 성취욕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중독’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을 되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오랜 시간 습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로 돌아갈 없습니다. 벼락치기도 통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마음의 구멍을 하나 하나 메워가야 하는 긴 작업입니다. 의존성이 있는 자신감과 독립적인 자존감을 구분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출발입니다.